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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시일정

2023. 09. 12 ~ 2023. 09. 21 
(9.14, 9.18, 9.19 휴무)

운영시간

평일 14 : 00 ~ 18 : 00

​주말 14 : 00 ~ 19 : 00

주소

서울시 중구 창경궁로 61. 3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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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료 전시.
반려동물 입장 가능.

* 동반시 에티켓을 지켜주셔서 모두가 즐거운 관람이 될 수 있게 도와주세요
유료 노상 주차장. 전시장 내 취식 불가.

쿠밍 개인전 <본능(本能)> 개최 '아름답고 기묘한 것들을 탐미해온 10년'

 

 

-초감각적인 색채로 펼쳐지는 민감하고 환상적인 '본능'의 세계

 

쿠밍(민정혜) 작가의 개인전 <본능(本能)> 이 을지로 갤러리 '브레이브 썬샤인'에서 9월 12일부터 9월 21일까지 개최된다.

 

3회째에 접어드는 이번 개인전은 만화, 일러스트, 회화를 넘나들며 디지털과 아날로그, 재료와 형식에 구속되지 않고 '아름답고 기묘한 것들'에 대한 다채로운 작품 활동을 펼쳐왔던 작가의 지난 10년을 집약한 전시이다.

 

작가가 탐구하는 '미(美)'의 세계에서 '아름다움'은 보편적으로 익숙하지는 않지만 작가만의 색다른 관점으로 재해석된 언어로서 기묘하면서 때로는 공포스럽기도, 동시에 해학적이고 풍자적인 분위기로 우리의 통상적인 관념을 바꿔놓는다.

 

'본능'은 분출이고 발버둥이며 파괴하는 동시에 창조이다. 토악질하며 정화되는 이 모든 혼돈 속, 더 이상 이분법적 구별이 불가능할 때 우리는 간절히도 고요와 평안을 소망하지만 또 다른 주체할 수 없는 충동의 '본능'만이 깨어날 뿐이다. 살아있는 동안 인간의 삶이란 영원한 잠을 허락받기 전까지 한순간도 쉬지 않고 범람하는 감정의 파도로 요동친다. 이렇듯 이번 전시 타이틀인 '본능'은 여태껏 살아왔고 앞으로도 살아갈 작가의 삶의 형태이자 작품의 발단과 과정, 그리고 결과 그 자체를 뜻한다.

 

2014년 웹툰 <핑크 토미>로 데뷔해 부패해버리고야 마는 가공된 아름다움과 욕망에 대한 광증을 그려낸 작가는 '아이돌'이라는 대상을 소비하는 인간 개인과 집단의 애정 형태에 대한 고찰과 대상화된 존재로서 삶의 명암을 수작업 원고를 통해 영화적인 연출로 완성시켰다. 인생을 온전히 통제할 수 없을 정도로 열광하고 탐닉했던 대상은 찰나의 시간 동안 자극적인 감각으로만 실재한 뒤 유령같은 잔상으로 남아 우리의 현재를 유영한다. 모든 요란이 휩쓸고 지나간 뒤 남겨진 감정의 조각들은 어떠한 의미를 갖는지, 작가는 만화의 메타포적 문법을 이용하여 끊임없이 재생산되는 비인간적 사회 현상 안에서 인간의 실존에 대한 고뇌를 펼쳐놓았다.

 

욕망의 극단이 향하는 것은 결국 파괴와 죽음이라는 결론을 내린 작가는 낭만적 허무주의에 멈추지 않고 욕망의 타락을 통제하기 위해 육(肉)에서 영(靈)의 세계로 진입한다. 탄생과 유전을 깊이 고찰하며 생명의 근원을 좇아 우리의 뿌리에 대해 탐구한 작가는 2021년 컬러링북 <백일몽>을 발간하며 한국의 민속 신화 속 신들의 모습을 현대적으로 재해석하는 작업을 선보였다.

 

동양화 분채와 수채화를 혼합해 민화와 회화의 기법을 조화시키고 작가만의 독자적 양식으로 그려진 신들의 모습은 아름답고 위엄 있는 자세로 보는 이를 압도하며 흡사 부적과 같은 힘을 발휘한다. 신들은 화자이면서 청자로서 시선을 마주한 필멸자(必滅者)들과 영적인 대담을 나눈다. 한낮의 꿈으로 엿본 신계의 법치는 엄중하지만 따뜻한 시선으로 인간의 곤고한 현실을 살피며 어리석음을 단죄하고 징벌하기보다 삶을 바르게 살아갈 용기를 주고 고통을 치유하는 것에 집중한다. 작가는 인간의 무지함과 나약함, 불안과 자만심을 내려놓고 선한 의지와 믿음, 기도하는 마음을 가졌을 때 도달할 수 있는 '극락(極樂)'이 어떠한 곳인지 그려내며 '이러한 수호신들이 관장하는 사후세계라면 죽음을 두려워할 필요 없이 내면의 아름다움을 지키고 세상에 선한 영향력을 펼치며 살아갈 수 있을 것'이라는 삶의 철학을 피력하였다.

 

작가의 작품세계를 조성하는 핵심장치는 '인물'이다. 작가는 겹겹이 쌓인 반투명한 표피를 뚫고 나오는 인간의 복잡하고 미묘한 감정의 실체를 '인물의 정지된 표정'으로 포착하여 구체화하는 작업에 몰두해왔다. 주로 '소년'의 형상을 한 이들은 작가의 당사자성을 분리함과 동시에 자유롭게 메시지를 심어놓을 수 있는 표상으로 등장한다. 작가가 추구하는 궁극적인 미형의 모습으로 완성된 '소년'들은 성애적인 욕구를 일으키는 무성적 존재로서, 애욕의 대상이자 무엇인가를 갈망하는 욕망의 주체이기도 하다. 가장 유약해 보이지만 누구보다 강한 이들은 시동이 꺼진듯한 무감한 응시 속에 용암처럼 들끓는 분노를 품고 있고, 열락에 젖어 내지르는 환희의 비명에는 비틀린 냉소를 묻혀놓는다. 그리고 그런 그들을 둘러싼 형상화된 욕망들은 어느샌가 잔뜩 돋아나 이윽고 기이하고 아름다운 낙원을 이룬다.

 

낙원을 거닐던 소년은 무수한 외부의 자극과 폭력으로 인해 망가지고 지쳐버린 육신을 뉘인다. 이 낙원(樂園,Paradise)은 훼손되기 이전의 순수성을 위한 휴식처이자 말살되기 직전의 인간성을 위한 도피처이다. 그곳에서 소년들은 그 어떤 제재나 억압에도 휘둘리지 않고 본능이란 바다에 뛰어들어 자유로이 헤엄친다. 솔직하고 진실한 모습에 동화된 관람자들은 그들이 원하는 것과 말하고자 하는 것이 무엇인지 추적하다 결국 외면하고 싶었던 내면의 욕구와 건드리고 싶지 않았던 멍울을 마주하게 된다. 스스로 인지하지 못했던 무의식 속의 회피를 투시하는 직접적이고 강렬한 접촉은 비로소 은밀한 해방감과 함께 더욱더 완전한 자아의 자유를 향한 갈망으로 연결된다. 소년이라는 매개체를 통해 본능의 분출이 허용된 공간으로 우리를 초대한 작가는 이곳에서만큼은 구속구를 벗어던지고 삶을 관통하는 공포를 오롯이 받아들여 자신 안에 내재되어 있는 강인함과 아름다움을 발견하라 이야기한다. 아무리 엉망으로 게워내고 쏟아낸다 하더라도, 작가의 낙원에서 그 모든 광란의 분비물들은 보석처럼 찬란하게 반짝인다.

 

'사랑'은 인간의 가장 원초적인 본능이다. 또한 그 '본능'을 가동하고 정화하는 것 역시 사랑이다. 유한한 삶에 대한 무한한 사랑으로, 작가는 끊임없이 상처받고 절망하는 우리의 세계를 영원한 환상의 유토피아로 덧그리며 보듬는다.

 

이번 전시는 10년간의 작가 생활을 돌아보고 앞으로의 작품세계를 전개하는 자리인 만큼 데뷔 전 습작들부터 수작업 원고, 향후 펼쳐질 작업의 방향성을 엿볼 수 있는 다양한 작품을 감상할 수 있다. '기존의 작업에서 발전한 새로운 모습을 항상 보여주고 싶다. 이야기는 이제 막 시작되었을 뿐이다.'라며 더욱더 확장될 작업에 대한 포부를 밝힌 작가는 태어남과 동시에 죽음을 맞이하는 작품들이 관람객에게로 가서 새 생명을 부여받아 바라보는 이들로 하여금 현실을 견딜 수 있는 힘을 얻기 바란다는 소망을 전했다.

 

 

-글 진우주

​*NewsWire 보도자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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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은 아주 오랜 시간 쿠밍 작가님의 그림을 애써 외면해왔습니다. 무더운 여름날 주머니 속 깊이 숨겨둔 사탕을 만지는 손보다 더 끈적이고, 매서운 칼바람에 베인 뺨을 견뎌야하는 겨울날보다 더 시린 그림 속의 눈을 바라볼 자신이 없었거든요.

네, 맞아요. 쿠밍 작가님의 작품은 익숙하지 않습니다. 어딘가 자꾸 불편합니다. 기묘한 그 눈동자와 눈을 맞추는 것이 두려워서 자꾸만 시선을 피하고 싶습니다. 왜일까요? 낯설어서일까요? 어쩌면 너무나 익숙하기 때문인 것은 아닐까요? 너무도 깊이 숨어있어 꺼내어 볼 엄두조차 내보질 못했던 본능의 머리채를 끌어잡아냈기 때문이죠.


*본능 [本能] : 어떤 생물체가 태어난 후에 경험이나 교육에 의하지 않고 선천적으로 가지고 있는 억누를 수 없는 감정이나 충동.

본능은 교육도 연습할 필요도 필요없습니다. 본능은 본능이니까요. 밀려오는 질투심을 막을 수 없고 폭발하는 분노를 모른 척 할 수 없듯이요. 이 불편한 것을 피하고 싶다는 오해를 벗고 당신을 향해 맹렬히 달려드는 작품 속으로 뛰어들어 보세요. 그리고 지금껏 억눌러왔던 본능들을 솔직히 고백해보세요. 당신의 본능은 어떤 표정을 하고 있던가요? 저에게도 살짝 들려주세요.

​글. 브레이브 썬샤인, 전포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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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능(本能), 아름답고 기묘한 것들을 탐미해온 10년.>

 

그동안의 발자취를 돌아보며 깨닫게 된 것은 생각보다 본능에 의지한 채

작업을 진행하는 사람이라는 것이다 단 하나도 그렇지 않은 작업이 없었다

무의식에서 탄생하고 추구한 모든 것들이 쌓이고 쌓여 그렇게 작품을 만들었다.

 

태어남과 동시에 죽음을 맞이하는 작품들이 관람객에게 새 생명을 부여받아

바라보는 이들로 하여금 현실을 견딜 수 있는 힘이 되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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낙원을 거닐던 소년은 무수한 외부의 자극과 폭력으로 인해 망가지고 지쳐버린

육신을 뉘인다. 이 낙원 (樂園,Paradise)은 훼손되기 이전의 순수성을 위한

휴식처이자 말살되기 직전의 인간성을 위한 도피처이다.

 

그곳에서 소년들은 그 어떤 제재나 억압에도 휘둘리지 않고 본능이란 바다에

뛰어들어 자유로이 헤엄친다. 솔직하고 진실한 모습에 동화된 관람자들은 그들이

원하는 것과 말하고자 하는 것이 무엇인지 추적하다 결국 외면하고 싶었던 내면의

욕구와 건드리고 싶지 않았던 멍울을 마주하게 된다.

 

스스로 인지하지 못했던 무의식 속의 회피를 투시하는 직접적이고 강렬한 접촉은

비로소 은밀한 해방감과 함께 더욱더 완전한 자아의 자유를 향한 갈망으로 연결된다.

소년이라는 매개체를 통해 본능의 분출이 허용된 공간으로 우리를 초대한 작가는

이곳에서만큼은 구속구를 벗어던지고 삶을 관통하는 공포를 오롯이 받아들여

자신 안에 내재되어 있는 강인함과 아름다움을 발견하라 이야기한다.

 

아무리 엉망으로 게워내고 쏟아낸다 하더라도, 본능의 낙원에서 그 모든 광란의

분비물들은 보석처럼 찬란하게 반짝인다.

​글. 쿠밍

♣CLOVERVIEW

.interviewer - BRAVE SUNSHINE

.interviewee - 쿠밍 작가

 

안녕하세요, 쿠밍 작가님. 작가님의 10년간의 시간을 보여드리는 자리를 브레이브 썬샤인에서 마련할 수 있어 정말 영광스럽습니다. 작가님께 궁금한 것들이 너무 많아요, 어서 인터뷰 시작해보겠습니다!

- 저도 10주년 전시를 브레이브 썬샤인에서 개최하게 되어 영광입니다 잘 부탁드립니다!

1. 우선, 전시명으로 <본능>이라는 과감하고도 간결한 제목을 택한 이유가 궁금합니다.

- 저옛날부터 줄곧 두 글자로 떨어지는 단어를 좋아하곤 했는데 그중 하나가 <본능>이었어요 어쩌면 아주 예전부터 마음속에서 10주년은 이거다! 라며 결정해둔 제목이었던 거 같기도 해요. 뿐만 아니라 올해 유독 그동안의 작업물들을 정리하는 시간이 많았는데 정말 본능적으로 그렸구나 싶은 그림들 뿐이더라고요 더 고민할 필요도 없었던 거 같아요.

2. 가장 집착하게 되는 본능은 무엇인지요? 그것이 가장 잘 드러난 작품이 있다면 어떤 작품인가요?

- 역시 사랑인 것 같네요 너무 형식적인 답변이지만 이것만큼 정답도 없는 거 같아요 청자는 몰라도 작가인 저는 언제나 사랑을 담아낸 그림을 그리고 있다는 생각을 해서 정말 고르기 어려웠지만 2016년도에 그렸던 <Amai Koi Mon Amour.>라는 작품을 고르겠습니다. 당시에 연재 중이던 웹툰을 건강상의 이유로 잠깐 쉬며 짧게 외주 작업을 진행했었는데 그게 향수 브랜드와의 콜라보였어요 제가 일러스트로 표현해야 하는 향수 샘플을 보내주시면서 향과 어울릴만한 그림을 부탁하셨었죠 그중 하나에서 상당히 달달해서 곧 질식할 거 같은 느낌을 받았었고 그 향기를 그대로 표현하고자 노력했는데 결국 그것이 사랑 같은 거예요 사랑은 생각보다 다양한 형태로 존재잖아요? 너무 달콤하지만 곧 나를 죽일 수도 있는, 그렇지만 피하고 싶지 않은 그런 느낌을 한 폭에 잘 담아냈다는 생각이 들어요.

3. 그림을 그린다는 것은 작가님에게 어떤 의미인지 궁금해요. 도대체 무엇이 10년이라는 시간이 흐르는동안 여전히 당신을 그리는 사람으로 살아가게 하는지요?

- 물론 쉬운 시간은 아니었지만 그렇다고 포기하고 싶지도 않았던 거 같아요 어릴 적부터 그림을 그리며 해방감을 느꼈고 일상에서 스트레스를 받으면 자연스럽게 그림을 그리곤 했던 게 습관처럼 몸에 배어 직업이 될 줄은 저 역시도 몰랐어요 그렇지만 줄곧 그리는 사람이 되고 싶다 그리기 위해 태어났다는 둥 엄청난 생각들이 머릿속을 지배하기도 했습니다. 뿐만 아니라 상상을 종이 한 장에 표현할 수 있다는 것이 가장 큰 원동력이자 의미인 것 같기도 해요 이 세상에 아무것도 내 것이 없는데 제가 만들어내고 그려낸 작품만은 온전히 제 것이고 제 세상이라는 게 엄청난 매력처럼 느껴졌죠 화폭 안에서만큼은 현실의 구속을 벗어던지고 자유로운 느낌? 이 충족만으로도 평생 그려낼 자신이 있어요.

 

4. 이번 전시를 준비하시며 10년의 시간을 돌아보셨을텐데요, 삶의 굴곡들이 작가님의 작품에 영향을 주었나요? 작업을 하며 가장 기억에 남는 사건이 있었다면 들려주세요.

- 항상 너무나도 지대한 영향을 받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 굴곡들이 싫던 좋든 간에 그건 제가 선택할 수 있는 게 아닌 것 같아요 평소 성격도 솔직한 편이고 작품에서만큼은 더욱더 솔직한 편이거든요. 기억에 남는 사건은 비교적 최근인데 이사하기 전에 살던 집이 물바다가 되어서 그동안 그려온 작품의 50% 정도가 훼손되는 사건이 있었어요 정말 아찔하다 못해 절망하게 되더라고요 내 작품 하나 내가 지키지 못하는데 그림을 그려서 뭐 하지?라는 극단적인 생각이 들 만큼 절망하다가도 하나하나 정리하며 이겨냈어요 그리고 다짐했던 건 나보다 더 아껴줄 수 있는, 더 사랑해 줄 수 있는 사람들에게 보내주자였습니다 이 사건이 있기 전까지만 해도 그림을 판매할 때마다 어떤 가격을 받아도 보내는 게 슬펐는데 이제는 그림이 팔리면 너무 행복해서 날아갈 것 같아요 항상 생각하는 것이지만 인생은 참… 한 치 앞도 알 수 없는 것 같습니다 그래도 제가 비극 속에서도 희망을 보는 사람이라 다행인 것 같아요.

 

5.작업을 위한 영감은 어떻게 받으시나요? 그리고 그 영감을 어떤 방식으로 작품 위에 풀어내시는지도 궁금합니다.

 

- 글로 풀어내자니 정말 어렵고 정말 많은 곳에서 영감을 받지만! 꼭 지켜야만 하는 규칙 같은 것들이 있습니다 예를 들면 좋아하는 음악을 들어야만 작업이 가능하고 그때그때 꽂힌 것들을 계속 보고 또 보며 머릿속에 가득 채워 넣고 그것들이 차곡차곡 쌓여 잊힐 때쯤 머릿속에 벼락치듯 내리꽂히며 생각나는 편이에요 방식조차도 본능적이라 당황스럽지만 상당히 그렇습니다… 뿐만 아니라 희한한 꿈을 많이 꾸는 편이라 그때그때 아이디어를 적어두고 작업으로 표현하는 편입니다.

 

6. 작가님의 작품에선 어디서도 접해보지 못한 기묘한 아름다움으로 가득 흘러넘칩니다. 그러다보니 다양한 반응들과 마주하게 되실 것 같아요. 타인의 반응이 작가님의 작품에 영향을 주는지 궁금해요.

- 칭찬은 고래도 춤추게 한다고 긍정적인 반응은 지대한 영향을 주지만 부정적인 반응은 딱히 저를 움직일 수 없는 거 같아요 사실 개성이 강한 편이라 부정적인 반응을 더 많이 마주하곤 하는데 일단 내가 좋으면 그만이라는 개념이 깔려있어서 굳이 이해받으려고 노력하지 않는다고 해야 하나 역시 보여주기보다는 결론적으론 나를 위한 작업이라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어릴 때는 부정적인 반응들에 많이 흔들리곤 했는데 그럴수록 가장 사랑하는 것들이 끔찍하게 느껴지고 겨우 그런 것들에 휘둘리는 저까지 싫어지더라고요 어떻게든 강해져야만 했습니다 이 부분은 작가라면 꽤나 많은 분들이 공감하실 거 같아요.

 

가장 기억에 남는 말은 “작가님은 남들이 보지 못하는 것을 보는 사람이군요.” 였습니다 그분의 말씀 덕분에 제 자신도 오해했던 제가 특별하게 느껴지고 이런 나라도 괜찮다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남다름을 특별하게 받아들이는 순간 제 자신이 조금 더 완벽에 가까워지는 느낌이 들었습니다.

7. 그렇다면, 작가님의 작품을 사랑해주는 팬들의 존재를 어떻게 생각하시는지요? 그리고 그들에게 해주고 싶은 이야기가 있으신가요?

- 기묘하고 아름다운 저의 세상을 사랑해 주시고 공감해 주시는 분들께 저도 참 많은 감정을 느끼는 편인데요 더없이 소중하고 항상 감사하고 많이 사랑하는 존재라고 생각합니다 어쩌면 말로 표현하지 못할 정도로요… 최근에는 이런 편지를 받았어요 가능하다면 작가님이 그리고 싶을 때 그리시고 쉴 수 있을 때 푹 쉴 수 있도록 전폭적인 지원을 해주시고 싶다는 글이었는데 정말 편지만으로도 이미 세상을 다 가진 느낌이어서 몰래 울었습니다 이렇게 든든하게 저의 창작을 응원해 주시고 제 편이 되어주시는 분들이 계시다는 게 힘들어도 꾸준히 작업을 이어나갈 수 있는 큰 힘이자 원동력인 것 같아요 아마 영원히 잊을 수 없을 거 같습니다 앞으로 30년이고 90년이고 계속 꾸준히 그릴 테니까 함께해 주세요.

8. 자, 이제 마지막 질문입니다. 작가님에게 용기란 무엇인가요?

- 어렵지만 꼭 필요한 것이요 저에겐 용기가 곧 확신이므로 매사 자신이 없을 때 용기라는 주문을 꺼내게 되는 것 같아요 할 수 있다고 외치면 정말로 할 수 있듯이 눈에 보이는 것과 보이지 않는 것이 (잠재력) 함께 힘을 발휘하는 일이라고 생각해요 우리가 무심코 내뱉는 말이라는 것에는 정말로 큰 힘이 담겨 있고 원하고 바라는 대로 생각하다 보면 정말로 이뤄지는 것처럼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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