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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시일정

2023. 04. 22 ~ 2023. 05. 07 
(4.26, 4.27, 5.3, 5.4 휴무)

운영시간

평일 14 : 00 ~ 18 : 00

​주말 14 : 00 ~ 19 : 00

주소

서울시 중구 창경궁로 61. 3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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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료 전시.
반려동물 입장 가능.

* 동반시 에티켓을 지켜주셔서 모두가 즐거운 관람이 될 수 있게 도와주세요
유료 노상 주차장. 전시장 내 취식 불가.

엄마는 나를 사랑할까? (부제: 엄마의 텃밭)

엄마는 멀리 있는 나에게 반찬이며, 온갖 야채와 과일들을 잔뜩 챙겨 보냈다.

나는 그 음식을 숙제처럼 먹어야 했다. 넘치는 음식들이 싫어졌다.

이 일을 두고 화를 내는 일이 많아졌고, 나는 폭발했다.

3년 동안 엄마를 만나지도, 전화를 하지도 않았다.

이 시간 동안 나는 엄마가 가장 힘든 시기를 보냈을 때의 엄마 나이가 되었다.

나는 여전히 모르는 게 많았고 여전히 관계에도 서툰 사람이었다.

나는 젊고, 과거의 내 엄마도 젊은 사람이었다.

엄마와 나는 각자 나이와 상관없이 힘든 일을 함께 겪고 이겨낸 사람들이었다.

그 어려움 속에서 엄마는 홀로 나를 챙기기 위해 노력했다.

나는 내가 원하는 모양의 사랑이 아니라서 이 사랑을 싫어했다.

나는 엄마의 사랑을 모른다. 그래서 이 사랑의 모양을 좀 더 관찰하고 싶다.

우리는 서로를 계속 모르겠지만 엄마가 가진 모든 것을

내 입에 넣어주려고 한 마음을 계속 생각한다.

​글. 오시영

♣CLOVERVIEW

.interviewer - BRAVE SUNSHINE

.interviewee - 오시영

 

1. 우선, 떨리는 마음으로 작가님 소개부터 부탁드려봅니다!

안녕하세요. 그림을 그리고 모빌을 만드는 오시영 입니다.

2. 첫 개인전의 주제로 ‘엄마’와의 이야기를 들고오셔서 정말 놀랐어요. 조금 더 솔직히 말하자면, 이 주제를 고를 자신이 있었던 작가님이 정말 멋있는 사람이라는 생각이 들었거든요. 너무도 많은 선택지가 있었을텐데 이 주제를 고른 이유가 궁금해요. 

멋있다고 얘기해주셔서 감사합니다. 저는 칭찬을 엄청 좋아합니다. 전시를 준비할 때부터 ‘엄마’ 이야기를 하겠다고 다짐하진 않았어요. 제가 늘 좋아하는 풀, 돌, 자연에서 오는 것들을 마음껏 그림으로, 모빌로 펼쳐보겠다는 다짐만 있었어요. 그런데 나는 왜 자연이 좋은 건지 나는 왜 이 풀들을 이야기 하고 싶은지 늘 답답했어요. 많은 사람들이 좋아하지만 단지 저를 위로해주는 존재로는 스스로에게 설명이 부족했어요. 

그런데 봄이 되고 엄마가 거의 매주 제철 나물들을 보내기 시작하면서

알았어요. 자연에서 위로를 받았지만, 그 자연에서는 엄마와 할머니가 있었다는 걸요.

늘 저를 위해 작은 야채들을 매일 밭에서 따오고 저를 위한거라고 말씀하셨거든요. 

지금 먹어야 부드럽고 맛있다고, 조금만 지나도 맛 없어서 못 먹는다면서요. 

그때는 그게 사랑인 줄 몰랐어요. 지금이라도, 지금부터라도 얘기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3. 작가님의 작업을 보고 있자면 봄나물의 향이 휘뚜루르 두 눈으로 굴러들어오는 것만 같아요. 아마도 감상하는 이의 마음을 산뜻하게 흔들어주는 색들로 가득해서 그런 것이겠죠. 도대체 이 싱그러운 색들의 영감은 어디로부터 오는 것인가요? 

색에 대해서도 오랫동안 고민을 많이 했어요. 나는 왜 형상보다 색이 먼저인지,

그림을 잘 그리기 위해서는 많은 요소들이 필요하지만 저는 색이 지배적이었거든요. 

근데 한참을 생각해보니 저의 우울함을 달래주는 것은 밝은 색들이었어요. 

요즘은 행복해서 그런지 낮은 채도의 색들도 쓰고 싶고, 쓰려고 노력하고 있어요. 

색은 영감이 온다기보단 그날의 색이 저를 선택해요. 자주 사용하는 오일파스텔을 펼쳐놓으면 눈이 마주치는 색이 있어요. 그럼 그날은 그 색을 시작으로 그림을 그립니다. 

4. 작가님의 작품들을 보면, 작가님이 작품들을 얼마나 사랑하시는지 느껴져요. 이런 사랑스러운 작품들을 사람들에게 보여주고, 새로운 주인분을 찾아 떠나보낼 때의 마음이 궁금해요

처음엔 보내고 싶지 않았어요. 저는 만들고 그리는 걸 너무 좋아하거든요. 매일 새로운 걸 만들고 계속 갖고 있을 공간도 여유도 없죠. 엄청 보내기 싫어해요. 그런데 보내고 나면, 내가 좋아하는 걸 같이 좋아해 주는 사람이구나. 너무 반갑고 고맙다 라고 생각해요. 제 마음은 좀 더 생각할 시간이 필요한 것 같아요. 아직까지는 복잡미묘 합니다. 제가 욕심 많다는 얘기는 자주 들어요. 

5. 저에겐 사랑이라는 말이 가끔 너무 벅차 무겁게 달려드는 날이 있어요. 하품이를 사랑하고, 운동을 사랑하고 그림을 사랑하고 엄마를 사랑하는 오시영은, 오시영을 사랑하나요? 

오시영은 오시영을 너무 사랑해서 주변을 잘 못 봤어요. 그래서 관계도 서툴렀고 지금은 엄청 노력하고 있어요. 저를 사랑하는만큼 주변을 사랑하려고요. 타인을 인지하고 생각해야 할만큼 스스로를 사랑합니다.

6. (그리고 요건 제 사리사욕을 더해 추가한 질문입니다) 엄마의 텃밭에서 자라는 식재료를 활용한 레시피 중 작가님께서 가장 좋아하는 음식 하나를 소개해주실 수 있을까요? 

제가 성질이 진짜 급해요. 시간을 들여서 요리하는 걸 잘 못해서 식재료 보내주시면 가장 자주, 잘 해먹는게 비빔밥이에요. 텃밭에서 보내준 식재료는 정말 맛있어요. 상추 하나도 맛이 다르고 방울토마토 하나도 맛이 달라요. 뭘 해서 먹어도 정말 맛있습니다.

7. 자, 이제 마지막 질문입니다. 작가님에게 ‘용기’란 무엇인가요?

숨고 싶어도 세상 밖으로 나가는 용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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